전체 글 41

나무와 고양이

우리 집 감나무는 거의 고양이들 스크래쳐이자 캣타워였다. 그래서 다른 고양이도 올랐지만 스키도 자주 감나무에 자주 올라가거나 긁곤 했다. 전망이 좋다는 듯이 내려다보는 고영. 감나무에 올라 기분이 좋은지 얼굴 슥슥 비비면서 영역표시도 했음. "이제 이 감나무는" "내 거다" "아무도 건드릴 수 없다" 이렇게 감나무를 차지했던 스키. 천하를 제패한 것 마냥 표정이 위풍당당하다. ^으쓱^ 하지만 천하의 고양이 스키도 나무에서 미끄러질 때도 있었으니... 이 뒤로 한동안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고양이 배꼽은 어떻게 생겼을까?

인간이 태어날 적에 탯줄이 달려 배꼽이 생겨 나듯이 고양이들도 역시 배꼽이 달려있다. 그렇다면 고양이들 배꼽은 어떻게 생겼을까? 아무리 봐도 티가 안 나는 배꼽, 블랙홀 배꼽인지 참외 배꼽인지 모를 정도로 티가 나질 않는다. 고양이들은 배가 예민해서 웬만해서는 배 만지기가 힘든 부위란 게 알려져 있지만 스키는 배 만져주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 한번 찾아 보기로 한다. 고양이 배를 쪼물거리며(욕망 풀이) 배 중앙 쪽을 공략해보기로 했다. 짠~이게 배꼽입니다. "엥? 그냥 털 뽑혀진 자리 아니냐?" 하는데 아니다. 고양이들 배꼽은 이렇게 털이 안 난 것처럼 보이는 게 정상인 부위다. 사람들처럼 배꼽 모양이 파여 있거나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평범해서 시시했을 거다. 어떤 사람은 젖꼭지 아니냐? 라는데 젖꼭지와..

진짜 공포

이때 그냥 끈인 줄 알았는데 찍다 보니 식겁했죠...; 영상 속에 저 말 하자마자 바로 달려가서 지네 죽였는데 정말로 보기 드문 왕지네였습니다. 그런데 웃긴건 스키가 집에서 자기 시작한 이후로 또 집 안에서 큰 지네가 발견된 적이 있었어요. 그게 제가 자기 바로 전이였는데 스키가 발견하지 않았으면 전 그 지네한테 물렸다고 장담합니다. 스키한테 정말 고마웠던 순간이였어요.

갈수록 인물나는 스키

집으로 들이면서 우린 교감을 많이 쌓았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그리고 적어도 너는 이 공간(집 안)에서도 자유고 나중에 네가 지낼 곳이란 걸 계속 인식하게 했다. 혹시라도 또 아플까 싶어 예방접종을 맞혀주면서 검사도 했다. 다행히 한번 아팠던 이후로 고맙게도 아픈 적이 없었다. 그 덕분일까 스키는 점점 자라면서 인물이 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눈에 들어온 아이인데 커가면서 인물나니 더 사랑스러워 보였다. 참고로 이 사진은 저 ㅋㅅㅋㅅ 장난감 갖고 놀아주면서 찍었던 사진인데 표정에서 즐겁다는 게 드러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이다. 목에 뭔가 차서 기분 나빠서 귀 뒤로 넘기면서 쳐다보는 모습임. 그래도 넥타이 한번 해줘서 만족함. 정말 착한 고양이임. 넥타이 글자 거꾸로인거 좀 신경 쓰이네;; ..

스키에게 본격적으로 빠지다

처음엔 가족을 잃은 스키에게 지닌 연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녀석이 몇몇 다른 고양이들처럼 밖에서 지내다가 사라지는 일이 생기는 게 두려워졌다. 스키가 살아서 너무나도 고마웠고 얘 수명이 다른 길고양이들보다 길었으면 싶었다. 그래서 가끔 집안에도 들이고 밖에 어떻게 지내나 이름도 불러보며 열심히 관찰하고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어릴 적이라 맹구스러운 면이 있는데 사랑스러움. 찍은 사진들을 보고 녀석을 보면서 내가 얘한테 이미 빠졌단 걸 부정할 수 없었다. 찌니 이후로 맘이 가는 고양이는 오랜만이였다. 그렇게 나는 스키를 우리 집에 적응시키기로 결정했다.

스키 어릴 적2

우리 집에 첫 방문한 스키의 모습. 나갈까 말까 고민 중임. 지금 보니 같이 살기로 복선 깔아 둔 듯. 다정했던 삼 남매의 모습... 하지만 이들이 같이 있는 시간은 한순간이었다. 갑자기 턱시도 냥인 투의 상태가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는 첫 검진 때는 일단 지켜보기로 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활동성이 줄더니 골골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집에 따로 격리해놨으나 다음날 아침이 되었을 땐 투의 콧구멍과 입에선 피가 나오고 있었다. 심각하게 아프단 걸 알고 병원에 데려가서 입원도 시켰으나 그날 투는 사망하고 만다. 그렇게 남겨지게 된 둘. 둘이서 상자 뜯고 자랑하듯이 모여서 쳐다보는 거 보세요. 하지만 스키도 삼색이도 아프기 시작했다. 스키는 특히 열이 나서 병원에 가서 해열 주사..

스키 어릴 적 1

쭈글쭈글했던 시절. 이 때는 그냥 마당에 밥 먹으러 온 새끼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와 친했던 시도가 어미였고, (시도는 턱시도냥) 엄마가 사람한테 잘 추근대서 그런지 새끼들도 사람들에게 적대감도 없고 경계심이 누그러진 모습이였다. 그래서 걱정이 되었지만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떠날지도 모를 애들이니 최대한 맘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마음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보니 시도 아이들에게 정이란 게 서서히 생겨 버렸다.

반응형